헐렁한 청바지의 다음 주자!
바쁘다는 핑계로 한 가지 청바지만 입다 보면 이런 워싱, 이런 핏의 청바지를 입은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걸 깨닫게 되죠! 길 위의 악몽입니다. 마침, 영국<보그>에디터 데이지 존스(Daisy Jones)가 올가을 청바지 변화를 간추렸습니다. 빠르게 살펴보시죠.
2021년 무렵만 해도 로우라이즈 청바지를 원 앤 온리 청바지로 여겼습니다. 멋과 편안함, 모든 방면에서요. 허리를 죄지 않고, 골반에 걸쳐 느슨하게 흘러내리는 여유에서 해방감이 느껴졌죠(하이라이즈 스키니 진을 입고 다니던 시절은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도 않네요).
하지만 요즘 제 생각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영화 <도둑맞은 놈들(Caught Stealing)>(2025) 속 조 크라비츠가 입고 나오는 1990년대 미드라이즈 청바지가 너무 예쁘더군요. 남자긴 하지만, 오스틴 버틀러의 핏도요. 덕분에 올가을 내내 리바이스501만 찾게 되었죠. 이 변화는 저만 겪은 게 아니었습니다. 9월 4대 패션 도시인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를 살펴보니, 로우라이즈는 온데간데없고 미드라이즈 청바지가 대세였으니까요. 특히 스트레이트 진에 벨트를 매치한 조합이 눈에 띄게 많았습니다.
트렌드는 늘 이런 미세한 이동에서 시작됩니다. 몇 년 동안 한 가지 핏이 지배하면, 어느 순간 그 반대편이 서서히 힘을 얻죠. 로우라이즈가 지겹게 느껴질 때쯤, 미드라이즈의 단정함이 오히려 신선해 보이는 겁니다. 그리고 그 변화를 모델과 셀럽이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는 건, 이제 취향 차이로 갈리는 항목이 아니라 본격적인 주류가 됐다는 증거입니다.
제 동료 앨리스 캐리(Alice Cary)는 월 초에 미드라이즈 스트레이트 진 트렌드를 예상하며, 셀럽들의 더 로우 에글리타(Eglitta) 열풍을 예로 들었어요. 리사를 비롯해 켄달과 카일리 제너 자매도 탑승한 트렌드죠. “단일 데님 모델이 이렇게까지 인기를 끄는 건 드문 일이에요. 가격대가 높은데도 계속 화제가 된다는 건 그만큼 이 스타일의 기세가 대단하다는 증거입니다.”
올가을 새 청바지를 장만한다면, 미드라이즈를 선택해보세요. 청바지에서는 고작 1cm 움직인 걸지라도, 스타일 전체로는 10km를 앞서는 효과를 내거든요. 작은 변화가 올가을, 새로운 스타일의 시작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