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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오페라 발레단 에투알, 박세은이 흔들리지 않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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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은은 최근 몇 년간 <보그>와 가장 자주 독대한 발레리나다. 2021년 파리 오페라 발레단 준단원으로 입단한 지 10년 만에 카드리유(군무), 코리페(군무 리더), 쉬제(솔리스트), 프리미에 당쇠르(제1무용수)를 거쳐 에투알(수석 무용수)에 등극했을 때 그는 서늘한 파리 하늘 아래에서 <보그>와 마주했다. 2023년에는 샤넬 2023 봄/여름 오뜨 꾸뛰르 컬렉션을 입고 오페라 가르니에 극장에서 관능적인 몸짓으로 촬영을 즐겼고, 딸을 출산한 후인 지난 3월에는 “딸과 발레 외의 잡념이 사라지고, 오히려 정신적으로 편안해졌다”며 복귀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지난 7월 박세은은 친근한 프렌즈인 <보그>, 그리고 샤넬과 함께 또 한 번 화보 촬영을 수행했다. 풍부한 소재와 장식이 우아하게 일렁이는 샤넬 2025 가을 컬렉션을 입고 클래식한 매력을 발산한 촬영은 그에게 “집이자 애증의 땅”인 파리가 아니라 서울에서 진행했기에 오히려 신선했다. 무려 10명의 파리 오페라 발레단 에투알이 내한한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5> 공연의 기획과 캐스팅을 총괄한 프로듀서로서 새로운 왕관의 무게를 견뎌낸 박세은은 카메라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럽게 움직였다. “춤을 추는 것만큼 보는 것도 정말 좋아해요. 출산 전에는 보고 싶은 작품이 있으면 영국이나 벨기에로 주저 없이 날아가곤 했죠. 그런 경험 덕분에 처음 공연 기획을 맡을 때부터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많았어요. 한국에 <2022 에투알 갈라>를 소개한 뒤 좋은 반응을 얻고 나서 기획자로서 꿈의 무대로 여기던 예술의전당에서도 3년에 걸쳐 세 차례 갈라 공연을 선보이게 됐는데, 마지막 무대가 될 내년 공연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무용수로서도 더없이 바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화 인터뷰 일정을 잡기 위해 연락을 취할 때마다 일본, 뉴욕, 멕시코 등 매번 다른 장소에서 화답한 박세은은 갈라 공연을 위해 아테네행 비행 수속을 밟는 도중 회신을 보내왔다. “예전에는 시즌이 시작하면 외부 공연은 웬만하면 다 거절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더 많은 작품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소중한 기회잖아요.” 현재를 살아내려는 마음은 커리어의 정점을 찍고, 엄마가 되어서도 변함없다. 고공의 안개 속으로 사라지기 직전까지 그가 최선의 집중력을 발휘해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려 한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다.

2011년 파리 오페라 발레단(POB)에 준단원으로 입단해 2021년 무용단 내 최고 등급인 에투알로 승급했고, 이 사건 전후로 결혼과 출산을 겪었습니다. 춤과 삶 앞에서 한결같이 성실히 살아왔지만 “인생에서 밸런스가 중요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고백했더군요. 요즘은 삶의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나요?

발레단은 휴가 기간이었지만 최근까지 전 세계에서 예정돼 있던 공연에 참여하느라 바빴어요. 공연 때문에 한동안 집을 비우게 되면 다행히 부모님이 딸을 봐주시기 때문에 춤에만 집중할 수 있는데 그럴 때마다 파리에서 내가 정말 벅차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죠.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희생해야 하는 부분은 받아들이고, 부족한 연습 시간은 공연을 위해 집을 떠나 있을 때 집중적으로 채우며 새로운 루틴을 만들어가는 중이에요. 일상의 평균적인 피로도가 높아진 만큼 발레단에서 제공하는 관리와 재활 치료를 신경 써서 받고 있고요.

그럼에도 최근 <보그> 인터뷰에서 “엄마가 된 후 움직임이 더 자유로워졌다”고 얘기했죠. 어떤 점에서 그렇게 느끼나요?

춤에 대해 생각이 정말 많은 편이었어요.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어떤 게 맞는지를 두고 마지막까지 고민했죠. 하지만 지금은 내가 추려고 하는 춤의 에상시엘(Essentiel, 핵심)을 먼저 찾으려 해요. 설령 그게 답이 아니더라도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지려는 거죠. 부족한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려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러고 나니 춤이 훨씬 단순해지고, 연습할 때도 연속성이 생겼어요.

당신이 POB를 선망하게 된 이유이자 에투알이 된 당신에게 첫 꽃다발을 안겨준 오렐리 뒤퐁(Aurélie Dupont) 감독이 사임한 후 2022년 부임한 호세 마르티네스(José Martinez)와의 호흡은 어떤가요?

제가 입단하고 나서 예술감독이 총 네 번 바뀌었는데, 그때마다 발레단 분위기와 방향성이 많이 바뀌었어요. 맨 처음 브리지트 르페브르(Brigitte Lefèvre)가 예술감독이었을 땐 내부적으로 프랑스 발레의 정통성과 발레단에 대한 프라이드를 많이 강조했어요. 다음으로 뱅자맹 밀피에(Benjamin Millepied)가 오면서 흑인과 동양인을 비롯한 다양한 개성의 무용수가 많아졌고요. 이후 오렐리 뒤퐁은 현대와 고전 발레를 구분하자는 뉘앙스를 만들었어요. 지금 호세 감독은 명망 있는 오페라 스쿨을 거치지 않아도 충분한 실력이 있다고 여겨지는 무용수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려 해요. 그런 분위기가 조금 어색하지만, 예술감독과 에투알은 발레단의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는 관계인 만큼 저 역시 더 나은 미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어요.

새바람이 불고 있군요.

그렇죠. 지난해 창단한 주니어 발레단과 기존 에콜 드 당스(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공식 교육기관)가 내세우는 비전을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처럼 마침 발레단이 당면한 새로운 과제가 많아요.

356년 발레단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 에투알로 등극한 후 “표현의 자유를 얻었다”고 말했죠. 춤에 관해서는 어떤 미션과 과제를 의식하나요?

달라진 건 없어요. POB에 입단할 때도 에투알을 꿈꾸지 않았듯 여전히 뚜렷한 미래를 그리기보다 현재에 집중하며 살고 있어요. 엄마가 됐다고 해서 춤을 추는 마음가짐이 달라지지도 않았고요. 연습한 대로 무대에 오를 뿐이죠.

프랑스 발레의 정수를 ‘자연스러움, 기품, 감정 표현’이라고 요약한 적 있어요. 이 중 가장 공들여 갈고닦아온 덕목은 무엇인가요?

감정 표현이요. 제가 클래식 발레를 사랑하게 된 계기였던 루돌프 누레예프(Rudolf Nureyev)의 작품은 감정선이 특히 중요한데 감정을 놓치면 무용수가 기계처럼 보여요. 스텝과 동작이 많은 만큼 테크닉에만 신경 쓰면 오히려 지루해 보이죠. 반대로 감정을 가미하는 순간 모든 게 극대화돼요. 이야기가 살아나고, 그 무대는 명작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죠.

로잔 콩쿠르 1위, 바르나 콩쿠르 금상 등 어릴 때부터 세계적인 콩쿠르를 휩쓸며 기술적으로 꾸준히 호평받아왔습니다. 무대에서 가장 큰 희열을 느끼는 동작은 뭔가요?

신기하게도 독무보다 파드되를 할 때 좀 더 극에 몰입하게 돼요. <마농의 이야기> 3막에서 마농이 죽기 전 데 그리외와 함께 추는 춤이 있는데 아주 높은 난도의 리프트가 있어요. 달려가 몸을 던진 저를 파트너가 완벽하게 품 안으로 받아냈을 때의 짜릿함이 엄청나죠. <지젤> 1막의 ‘매드 신’도 떠오르는군요. 이 장면에서 홀로 빛나길 바라는 여자 무용수들이 많지만 저는 반대로 파트너가 제 춤에 최대한 개입해주길 원해요. 그럴 때 저도 감정에 더 이입하게 되고, 관객 입장에서도 몰입도가 높아지거든요.

무용수와 안무가의 의도, 이야기의 배경 등을 탐구하며 혼자 고뇌하는 연습 시간을 매우 사랑하는 무용수죠. 연구할수록 와닿은 작품 혹은 캐릭터가 있나요?

<지젤>이 그랬어요. 처음엔 제 체형이 작품에 꼭 들어맞지 않는다고 느꼈지만 클래식 발레의 핵심을 전수하신 플로랑스 클레르(Florence Clerc) 선생님이 저의 <지젤>을 보시고 “너는 앞으로 이것만 해도 되겠다. 네 인생에서 가장 완벽한 작품을 만났구나”라고 말씀하셨을 때, 저만의 색깔이 있다고 믿게 됐죠. 플로랑스 선생님에게 배우며 저 역시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 무용수들에게 클래식 발레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어요.

마침 길이 열렸군요. 지난 4월 당신을 세종대학교 무용과 대우교수로 초빙하며 엄종화 총장은 “발레 교육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나중에 커리어를 마치고 학교로 와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선뜻 타이틀을 먼저 내주신 것 같아요. 아직은 파리에 머물고 있으니 실질적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지만 기회가 생길 때마다 최대한 알려주고, 도와주고 싶어요. 세종대에 처음 갔을 때 열린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고 제 이야기를 스펀지처럼 흡수하던 학생들이 정말 인상적이었거든요.

이번 <보그> 촬영에 샤넬 2025 가을 컬렉션을 입고 임했습니다. 과거 칼 라거펠트가 디자인한 발레복을 입고 무대에 오르는가 하면, 2년 전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시즌 오프닝 갈라 공연에서도 샤넬이 제작한 의상과 티아라를 착용했죠. 샤넬과 함께하며 무용수로서 색다른 페르소나를 발견한 적 있나요?

정확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샤넬은 특별해요. 내추럴한 기품을 중시하는 패션 하우스이기 때문인지 덩달아 저도 샤넬 옷을 입을 때마다 나만의 자연스러움을 더 고민하게 되죠.

1924년 가브리엘 샤넬이 발레 뤼스의 <르 트랑 블루> 공연 의상을 디자인하며 시작된 샤넬과 발레의 인연은 지난해 100주년을 기념했습니다. 가브리엘 샤넬이 연인과 함께 1913년 샹젤리제 극장에서 <봄의 제전>을 감상한 일이 기폭제가 되어 그녀가 발레 의상을 디자인하게 됐듯 당신도 예상치 못한 기회를 통해 영감을 얻기도 하나요?

그럼요. 최근 기억을 꼽는다면 멕시코 갈라 공연에서 이탈리아 무용수 로베르토 볼레와 호흡을 맞췄을 때 그랬어요. 여자만큼 아름다운 선을 앞세우는 다른 발레리노와 달리 로베트로는 남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무용수로 유명해요. 언젠가 그와 함께 춤을 춰보고 싶었는데 꿈을 이뤘죠. 여전히 그만큼 생생한 감정과 감동을 안고 춤에 몰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했어요.

POB는 다른 발레단에 비해 정년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어요. 42세가 된 에투알은 아듀 공연을 끝으로 무대를 떠나게 되죠. 이런 제약이 당신에게 어떤 마음을 갖게 하나요?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아요. 끝이 있는 게 좋거든요. 춤을 추기 위해 정말 많은 것을 희생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끝이 없다면 오히려 지칠 것 같아요. 마지막이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춤을 출 수 있죠.

아직 6년 반이라는 시간이 남았습니다.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고 싶나요? 지금 이 순간 집중하는 일은 뭐죠?

가능한 한 많은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예전에는 시즌이 시작되면 외부 공연은 대부분 거절했는데 요즘엔 웬만하면 다 하려고 해요. 소중한 기회잖아요. 발레단이 규정한 은퇴 시점보다 일찍 커리어가 끝날지도 모르는 일이죠.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공연에 참여하느라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지만 오히려 기대감에 차 있어요. 9월 27일 시작하는 새 시즌을 앞두고 오프닝 갈라 공연으로 선보일 <지젤> 전막 작품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12월에는 롤랑 프티의 <노트르담 드 파리>로 관객을 만나요. 춤과 가족 외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요. VK

ART & CULTURE

“일상에서 발레가 보편화되길 바랍니다. 현대인에게 얼마나 좋은 운동인데요!” 10년 전 국립발레단의 강수진 예술감독을 인터뷰할 때, 그녀는 발레야말로 우리에게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그때만 해도 발레는 우아함을 넘어 고고한 이미지, 높은 기술적 난도 때문에 선택받은 자만 입성 가능한 이상향으로 여겼고, 우리는 관람 예술로 만족했다. 하지만 최근 셀러브리티를 비롯한 많은 이가 일상에서 발레를 시도하고 있다. 발레야말로 현대인의 욕구를 충족하는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전신의 근력, 유연성, 균형 감각을 높이고 체형 교정에 유용하다는 신체적 이점 외에도, 춤과 음악, 패션이 함께해 자기표현이 가능한 매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너 뷰티’, 동적이되 정적인 발레를 통해 내적으로 몰입하며 명상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바야흐로 명상의 시대 아닌가. 발레의 친밀한 확장을 반가워하며, 그 절정에 있는 발레리나와 패션의 만남을 주선했다.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수석 무용수 서희, 영국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이상은, 파리 오페라 발레단 에투알 박세은, 이들이 펼쳐내는 춤 한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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