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단 한 벌의 코트만 입을 수 있다면, 나는 주저 없이 로로피아나의 카멜 컬러 캐시미어 코트를 고를 것이다. 로로피아나의 캐시미어로 만든 코트를 걸치는 순간, 주변 공기는 순식간에 달라지고 허리는 곧추선다. 이제 하나의 고유명사가 된 로로피아나 캐시미어의 부드러움과 따뜻함은 누군가의 삶의 태도를 바꾸는 특별한 경험이 된다.
캐시미어는 오랫동안 럭셔리의 상징이자 부와 권위, 미적 감각을 드러내는 특별한 직물이었다(나폴레옹의 아내 조세핀은 생전 수백 장의 캐시미어 숄을 소장했을 정도다!). 희소성은 오늘날도 여전하다. 한 마리의 카프라 히르쿠스(Capra Hircus) 염소에서 매년 얻을 수 있는 속 털은 고작 450~500g, 그중 정제 후 연사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은 200g 남짓이다. 작은 양이 모여 하나의 원단을 이루고, 다시 세대를 잇는 옷으로 탄생한다. 로로피아나는 이 섬세한 원사를 지켜온 집념의 이름이다. 1980년대부터 내몽골과 몽골을 오가며 유목민과 염소 사육자들과 맺은 관계는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신뢰의 서사였다. 그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협력은 매해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 2015년부터 제정된 ‘올해의 캐시미어 상(Cashmere of the Year Award)’을 통해 캐시미어의 섬세함, 길이, 성능이 해마다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이 뚜렷이 드러난다. 제정 당시 13.9미크론이던 캐시미어 섬유의 굵기는 2024년에는 12.8미크론에 이르렀다. 이 숫자가 말해주듯 로로피아나는 더 부드럽고 더 귀한 캐시미어를 향해 쉼 없이 진보하고 있다.
이 여정에는 혁신도 함께한다. 로로피아나가 올해부터 시작하는 ‘스마트 베일스(Smart Bales)’ 프로젝트는 몽골 초원에서 채취된 캐시미어가 이탈리아 아틀리에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을 투명하게 기록한다. ‘공존의 실(Resilient Threads)’ 프로그램은 몽골의 협동조합 지원과 지역 유목민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2년에 걸쳐 개발됐다.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온전한 초원 생태계인 몽골 동부 스텝 지역의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며 유목민 공동체의 삶을 지켜내는 프로그램이다. 장인 정신과 기술, 전통과 혁신을 결합하는 순간, 로로피아나는 미래를 직조한다.
결국 로로피아나 캐시미어의 진정한 매력은 본연의 물성을 가뿐하게 넘어서는 데 있다. 세계에서 가장 희귀하고 부드러운 원사에서 출발한 캐시미어의 이야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옷을 입는 사람의 품격을 높이고 세대를 거쳐도 여전히 빛을 잃지 않는 지속성으로 이어진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평생 단 한 벌의 코트를 입어야 한다면, 여전히 나는 주저하지 않고 선택할 것이다. 로로피아나의 캐시미어가 가진 따스함과 방대한 서사를 매일 피부로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내 일상은 충분히 아름다울 테니까. VK
Mongolian Rhapsody 몽골 알라샨(Alashan) 지역의 고원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카프라 히르쿠스 염소. 캐시미어는 다 자란 카프라 히르쿠스 염소의 속 털에서 얻는데, 이 털은 극한의 사막기후에도 염소를 보호한다. 봄이 되어 날씨가 온화해지면 사육자는 자연스럽게 털갈이를 하는 염소를 빗질해 캐시미어를 채집한다.Weaving a Narrative 캐시미어 원단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전통 수동 직조기. 로로피아나의 과거와 미래는 캐시미어 원단 위에서 씨실과 날실처럼 촘촘하게 교차한다. 고도의 장인 정신과 최신 기술,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생산된 캐시미어는 특별한 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The Cashmere Journey 캐시미어는 로로피아나의 DNA에 깊이 새겨져 있다. 최고의 섬유를 찾아 떠나는 여정은 단순한 탐색이 아니라 존중과 호기심, 열정으로 이어지는 문화적이고 촉각적인 발견의 과정이다. 세르지오 로로피아나(Sergio Loro Piana)와 피에르 루이지 로로피아나(Pier Luigi Loro Piana)는 유목민, 염소 사육자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탁월한 품질을 유지해왔다. 수천 년간 이어져온 캐시미어 공급의 유산을 지켜낸 것이다.Innovating Craft 로로피아나는 2009년부터 캐시미어의 품질을 개선하고 생산량을 최적화해 알라샨 염소의 지속 가능한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 ‘로로피아나 메소드(The Loro Piana Method)’를 도입했다. 이 프로그램은 내몽골 농축산과학원과 알라샨 연맹 가축연구소가 주도하며, 카메리노 대학교(UNICAM)와 이탈리아 신기술·에너지·지속가능경제개발청(ENEA)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Where Past Meets Future 2025년 로로피아나는 ‘스마트 베일스’를 공개하며 메종의 유산과 최첨단 기술을 접목했다. 이 프로젝트는 로로피아나의 상징적인 캐시미어를 몽골 초원에서 채취해 베일 단위로 포장한 후, 이탈리아 아틀리에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From Origin to Excellence 세계에서 가장 희귀하고 부드러운 원사에 로로피아나 장인들의 노하우가 더해져 본연의 가치를 극대화한 특별한 캐시미어가 탄생한다. 극강의 부드러움과 따스함을 지닌 제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최상의 소재와 최고의 장인 정신이 만들어낸 결실이다.Beyond the Ordinary 로로피아나는 ‘올해의 캐시미어 상’을 제정해 2015년부터 알라샨 염소를 돌보는 유목민과 최고급 섬유의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오늘날 수많은 유목민과 유수의 공급업체는 캐시미어의 섬세함, 길이, 성능이라는 객관적인 기준을 토대로 이 상에 도전한다.Art as Experience “오랜 경험과 연구를 통해 노하우가 쌓입니다. 품질은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지만, 개인의 감각이 더해져야 완성되죠. 두 가지가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진정으로 품질을 판별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소재를 넘어 오감을 만족시키는 감각적인 경험이어야 합니다.” 지난 5월 ‘보그 코리아’ 인터뷰에서 피에르 루이지 로로피아나는 좋은 캐시미어를 구별하는 기준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결국 로로피아나 캐시미어는 원단 그 이상의 경험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