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한 해, 우리가 신을 부츠는 검은색도 갈색도 아닙니다
작년 가을, 우리는 버건디 레더의 힘을 어깨로, 손으로 체험했습니다.
2024 가을/겨울 시즌 런웨이는 진홍색 가방으로 가득했습니다. 구찌, 샤넬, 미우미우, 루이 비통, 페라가모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럭셔리 하우스에서 버건디 백을 선보였죠. 버건디 컬러 아이템이 더없이 고혹적인 포인트가 되어준다는 점, 그리고 대부분의 ‘겨울 컬러’와 잘 어울린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난 9월 초부터 10월 초까지 진행된 2026 봄/여름 시즌 컬렉션에서도 버건디 레더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가방이 아닌 신발에서! 그리고 캣워크 위가 아닌 거리에서 말이죠. 부츠 역시 백 못지않은 활용도와 우아함을 자랑하더군요. 데일리 룩에 쉽게 녹여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요.
알라이아 쇼에 참석했던 밀라 요보비치의 스타일링부터 살펴볼까요? 조직감이 돋보이는 니트 톱을 입은 뒤, 포근한 인상의 버건디 컬러 스커트와 부츠를 더했습니다. 여기에 버건디 부츠가 아닌, 흔한 블랙 부츠를 매치했다고 상상해보세요. 지나치게 클래식하고, 다소 뻔한 느낌을 줬을 겁니다. 차분하고 시크한 버건디 부츠 덕분에 ‘진짜 어른’이 입을 법한 룩이 완성됐죠.
버건디 부츠가 아직은 낯설게 느껴진다면?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갖고 있는 버건디 아이템(재킷부터 셔츠, 스커트까지 무엇이든 좋습니다)을 꺼내세요. 부츠까지 신은 뒤, 나머지 아이템은 전부 버건디와 잘 어울리는 색깔로 구성하는 겁니다. 블랙, 브라운, 네이비, 그레이, 그리고 크림처럼 말이죠. 핑크색 백이나 레이스 소재 스커트로 재미를 더한 위 룩들도 영감을 주기에 충분하군요.
버건디 컬러 아이템이 없다면, 간단하게 블랙 코트나 드레스와 버건디 부츠를 조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올 블랙 룩 못지않게 클래식하고 포근하지만, 어딘가 한 끗이 다른 룩이 연출되거든요. 가을에 흔히 신는 브라운 부츠보다 차분하고 이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점도 버건디 부츠만의 특징입니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 전까지 즐길 수 있는 스타일링도 있습니다. 붉은색 계열의 드레스와 버건디 부츠를 활용해 재치 넘치는 톤온톤 스타일링을 완성하는 거죠. 그 위에 얇은 코트를 걸쳐준다면 약간의 보온까지 챙길 수 있겠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