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이 ’25’를 기념하는 법, 마고 로비와 미셸 공드리의 뮤직비디오
마고 로비가 미셸 공드리와 만났다. 샤넬 ’25’ 핸드백 캠페인 영상으로 공드리가 2001년에 만든 카일리 미노그의 ‘Come Into My World’ 뮤직비디오를 리메이크하기 위해서다. 현란한 카메라 트릭이 특징으로, 미노그가 붐비는 거리를 누비는 사이 미노그의 분신이 한 명씩 늘어 결국 네 명이 되는 연출이다. 유튜브에는 2010년에 뒤늦게 올렸는데도 조회 수는 4,300만을 웃돈다.
샤넬이 캠페인을 통해 25년 전 인연의 고리를 다시 이었다. 12월의 화창한 어느 날, 파리 번화가처럼 꾸민 로스앤젤레스 스튜디오. 마고 로비는 같은 호주 출신 팝 스타 카일리 미노그의 경쾌한 음악 세계를 구현했다. 그녀가 인생 첫 콘서트를 관람한 가수이기도 하다. 공드리와 미노그는 25년 만에 재회했다. 공드리는 파리에서 함께 했던 첫 촬영을 또렷이 기억한다. “카일리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25년 동안 해왔어요. 다시 볼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거죠.” 미노그는 영상 첫머리에 눈 깜짝할 사이 스쳐 지나가는 카메오로 등장한다.
로비에게도 각별한 작업이다. 생애 첫 콘서트 관람이 시드니에서 열린 카일리 미노그 <피버(Fever)> 투어였다. ‘Come Into My World’는 그 앨범의 일곱 번째 트랙이었다. 몇 년 뒤 미노그는 전기 영화에서 누가 자신을 연기했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로비를 지목했다. “마고는 못하는 게 없어요.” 로비는 겸손하게 말했다. “노래는 못해요.”
그 남다른 유대감 덕분에 촬영장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세 창작자가 함께 풀어낸 이번 현장은 익숙한 기억을 현재 감각으로 새롭게 풀어내는 즐거움이 분명하게 살아 있었다. 로비가 <보그>와 마주 앉아 카일리, 노래방, 샤넬 이야기를 나눴다.
마티유 블라지 디자인 중 꼭 입어보고 싶은 룩이 있다면요?
일단 이 청바지요. 핏이 대단하죠. 최근 뉴욕에서 공개된 컬렉션에서 본 브라운 트렌치 코트도 기대돼요. 3/4 지퍼 스웨터도요.
청바지 이야기를 하니까 여기 있는 모두가 솔깃해하던데요. 다들 청바지 얘기를 하더라고요.
정말 좋아요. 편하면서 핏도 살거든요. 벨트도 얼른 갖고 싶어요. 지금 이것저것 너무 많이 말하는 것 같지만, 코튼 셔츠는 확실히 제 옷장 속 기본 아이템이 될 것 같아요. 지금 신고 있는 신발도 엄청 편하고요. 이대로 그냥 도망가고 싶을 정도예요.
오늘 미셸 공드리 감독과 함께하는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뭔가요?
공드리 감독님과 함께해서 정말 기대돼요. 어릴 때 좋아했던 순간으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에요. 인생 첫 콘서트가 카일리 미노그의 <Fever> 투어였고, 그 앨범에 ‘Come Into My World’가 있었거든요. 그 뮤직비디오를 어릴 때 보고 정말 신선하고 기발하다고 느꼈어요. 감독님 특유의 카메라 트릭이요. 이번 캠페인에서도 그걸 재현할 거예요. 정말 뛰어난 감독님이에요. 꼭 한 작품만 꼽아야 한다면 <이터널 선샤인>을 제일 좋아해요.
카일리 역할을 하면서 노래는 안 해도 되는 게 딱 맞겠다 싶었어요!
완벽한 조건이죠! 노래에는 영 소질이 없으니까요.
카일리랑 노래방에 간다면 어떤 노래를 부를 것 같아요?
카일리랑 노래방에 간다고요? 죽어도 여한이 없겠군요. 상상만 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카일리 노래를 부르기엔 너무 뻔하고요. 둘 다 호주 사람이니까 비공식 국민 송, 대릴 브레이스웨이트(Daryl Braithwaite)의 ‘The Horses’를 부르면 어떨까요.
Courtesy of Chanel
Courtesy of Chanel
생애 첫 콘서트, 특별히 기억나는 장면이 있나요?
제일 친한 친구의 엄마 차를 타고 시드니까지 갔어요. 아마 시드니에 처음 간 날이었을지도 몰라요. 워낙 큰 도시니까 그것만으로도 설렜죠. 분위기가 장난 아니었어요. 공연이 끝나고 파란색 티셔츠를 샀어요. 핑크색으로 ‘KYLIE’라고 쓰여 있고, 앨범 <Fever> 표지처럼 카일리의 실루엣도 분홍색으로 그려져 있었죠. 지금도 갖고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날의 모든 게 기억나요. 첫 콘서트였고, 정말 최고였어요.
<폭풍의 언덕>에서 가장 좋아했던 의상은 어떤 건가요?
영화에서 50벌, 어쩌면 60벌은 입은 것 같아요. 훌륭한 의상 디자이너 재클린 듀런(Jacqueline Durran)이 할 일이 많았겠죠. 좋은 의상이 많아서 하나만 고르기가 어렵군요. 샤넬 아카이브 주얼리를 많이 활용했는데, 머리카락이나 의상에 직접 꿰매 넣기도 했어요. 아카이브 피스를 알아볼 수 있는 분들은 영화에서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제일 좋아하는 의상을 꼽자면, 앞에서 가죽이 교차하는 레더 코르셋이 있었어요. 제이콥 엘로디가 연기한 히스클리프가 코르셋 아래로 손을 넣어 한 팔로 저를 들어 올리는 장면이 있어요. 꽤 압도적이었죠.
<바비>에서도 샤넬 아카이브 의상을 입었죠?
맞아요. 샤넬과 이런 관계를 이어가는 게 좋아요. 언젠든 전화 걸어 “영화를 찍고 있는데, 샤넬을 영화에 활용할 수 있는 재미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라고 말할 수 있는 관계요. 오랫동안 샤넬이 영화 속에 등장했는데, 그 전통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게 좋아요. <바비>와 <폭풍의 언덕>, 이 두 작품에 모두 어울린다면 샤넬이 어울리지 않는 곳은 없는 게 아닐까요.
샤넬 ’25’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세요.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이 뭔가요?
우선 세 가지 사이즈와 다양한 컬러로 나왔다는 점이 좋아요. 분명 여러 개를 모으는 컬렉터가 있을 거예요. 무엇보다 저는 실용적인 가방을 좋아하는데, 이것저것 다 넣을 수 있다는 게 제일 좋아요. 그러면서도 여전히 세련되어 보이죠. 덕분에 출근할 때도, 저녁 식사 자리에도 이 가방 하나만 있으면 되고요. 아침에 나가서 밤 10시쯤 집에 돌아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이 생기는지 알잖아요. 그 모든 상황에 어울리는 가방이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났으니 묻고 싶군요. 요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영화가 있나요?
요즘 좋은 영화가 정말 많은데, 올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필리온>이에요. 너무 좋은데, 사전 정보 없이 보는 게 더 좋을 테니 말을 줄일게요. 줄거리만 봐서는 전혀 예상 못할, 이상할 만큼 완벽한 로맨틱 코미디예요. 정말 최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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