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에 펼쳐진 봄의 정원, 봄이 동화가 되는 순간
봄이 왔다. 온 세상이 깨어나고, 손끝에 닿는 공기는 다정해졌다. 배우 로빈 윌리엄스는 “봄은 자연이 ‘파티 하자!’고 외치는 것”이라고 했는데,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의 ‘스프링 이즈 블루밍(Spring is Blooming)’은 바로 그 말을 눈앞의 풍경으로 구현한 듯한 행사다. 자연, 꾸뛰르, 춤과 상상의 세계에서 영감을 받아온 메종답게 이곳에서의 봄은 가장 동화 같고 우아한 방식으로 펼쳐진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에 들어서면서부터 봄기운이 짙게 풍긴다. 팝업 동화책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넓고 푸른 잔디 위로 사랑스러운 나무 일러스트, 꽃 그림으로 장식된 아치형 구조물과 파빌리온 등이 가득 차 있다. 2D와 3D를 넘나드는 봄의 정원을 만든 건 2018년부터 메종의 크리에이티브 파트너로 함께해온 프랑스 아티스트 샬롯 가스토(Charlotte Gastaut)다.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로 잘 알려진 그녀는 궁정 드레스 소재인 실크에서 영감을 받아 몽환적이면서도 따뜻한 파스텔 색감과 섬세한 디테일의 일러스트로 정원을 완성했다. 공간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화사해진다. 샬롯 가스토의 순수하고 서정적인 상상력은 현실을 잠시 잊게 만들고, 기분 좋은 착각 속으로 이끈다. 프랑스판 <브리저튼>에 등장할 법한 고전적이고 우아한 정원에서 티 파티에 초대받은 듯한 기분. 그만큼 사랑스럽고, 그만큼 낭만적이다.
샬롯 가스토의 서정적이고 장식적인 세계는 반클리프 아펠과도 닮았다. 메종 특유의 ‘봄이 도래하는 순간’ 같은 느낌이 그녀의 일러스트에 그대로 녹아 있는 것. 샬롯 가스토는 잠실의 잔디밭 위에 구상한 봄의 정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반클리프 아펠과 협업하면서 저는 자연이 지닌 마법 같은 본질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자연을 진심으로 바라보고 온전히 받아들일 때 비로소 그 생동감 넘치는 영혼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예술의 세계는 동화적 유희와 자연의 경이로움, 영원한 아름다움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메종과 깊은 유대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서울 잠실에서 이토록 매혹적인 공간을 선보이게 되어 진심으로 영광입니다.”
물론 이 공간은 그저 거닐며 풍경을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무엇보다 어디를 둘러봐도 포토존 천지다. 하지만 조금 더 욕심을 내본다면, 매주 주말 예약제로 운영되는 워크숍(예약하기)에 참여해보길 추천한다. 나는 ‘봄꽃으로 화관 만들기’ 워크숍에 함께했다. 프리지어를 비롯해 보는 순간 ‘아, 정말 봄이구나’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꽃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고, 반클리프 아펠의 시그니처 블루 박스에는 화관 제작을 위한 재료가 정갈하게 담겨 있었다.
플로리스트의 가이드를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손재주가 전혀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꽤 만족할 만한 화관이 탄생한다. 내 옆자리에 앉은 샬롯 가스토는 연신 “아름다워”, “나는 정말 꽃이 좋아”라고 외치면서, 그 일러스트처럼 사랑스럽고 풍성하며, 정말이지 봄을 꼭 닮은 화관을 완성했다. 그에 비하면 내 것은 조금 소박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즐거웠고, 무엇보다 깊이 몰입하게 되는 경험이었다. 꽃을 그저 바라볼 줄만 알았지, 이렇게 직접 즐겨본 적은 없었던 내게도 완전히 새로운 봄의 기억이 되었다.
이 외에도 ‘나만의 미니 정원 만들기’, 화분에 직접 식물을 심어보는 ‘화분 꾸미기’, ‘스프링 참 아뜰리에’ 등 8세 이상의 어린이는 물론 어른을 위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주말이 아니더라도 현장에서는 선착순으로 씨앗 카드와 봄 타투 스티커를 받을 수 있으니, 그저 가벼운 봄놀이를 하기에도 제격이다. 사실 샬롯 가스토의 서정적인 일러스트를 보는 것만으로는 긍정적인 감각이 살아난다. 이 설렘과 낭만의 계절은 찰나다. 그래서 지금 가야 한다. 4월 12일 일요일까지, 잠실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300)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