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대학에 다니던 1989년 북한에서 '세계청년학생축전'이 열렸다. "햇볕은 넘치어라, 평양 하늘에…"로 시작하는 축전 노래가 그해 한국 대학가를 뒤덮었다. 몰락하는 북한은 서울올림픽 맞대응 차원에서 세계청년학생축전에 90억달러를 쏟아붓는 오기(傲氣)를 부렸다.남한의 군사 독재, 재벌 세습엔 치를 떨면서도 북한 세습 독재엔 관대했던 운동권 선배들은 열정적으로 북한을 응원했지만 표정에선 서늘한 걱정을 감출 수 없었다. 임종석 전대협 의장이 북한에 임수경을 보낸 게 그해 7월이었다.축전 과시용(用)으로 시작된 105층짜리 류경호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