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몽마르트르의 카바레 '흑묘(黑猫)'에서 피아노를 치고, 봉두난발에 펠트 모자를 즐겨 쓰고 자신을 '가난씨(Mousieur le Pauvre)'라고 불렀다. 32세부터 죽을 때까지 27년 동안 피아노 한 대와 쓰레기가 뒤범벅된 파리 교외의 아파트에서 아내도 아이도 없이 가난과 고립을 벗 삼아 살았다. 바로 현대음악가 에릭 사티(1866~1925)의 얘기다.사티는 25세 때 작가 겸 점성가인 조세핀 펠라당이 만든 '미학적 장미 십자단'에 들어갔다. 평생 예술과 신비를 통해 미(美)를 따르겠다는 서약을 해야만 회원이 될 수 있는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