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외선 필터를 통해 사진을 찍으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빛으로 세상을 기록하니, 시퍼런 여름 경치가 설국(雪國)이 되고 무심하던 사물도 명징해진다. 충청남도 논산에는 조선 후기 소론(少論) 영수 명재 윤증(1629~1714) 고택(故宅)이 있다. 윤증이 한 번도 산 적이 없기에 '옛 고(古)'가 아니라 '인연 고(故)' 자를 쓴다. 공식 명칭은 '명재고택(明齋故宅)'이다. 기품 있고 정갈하다. 그 집을 적외선으로 찍어보았다. 낯선 얼굴이 보인다.대문이 없다. 솟을대문은 사대부 집 상징인데, 그 대문이 없다. 대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