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입었던 티셔츠 가을에도 누려보기

하나보단 둘, 둘보다는 셋

기후 변화로 계절마다 바꾸는 ‘옷장 정리’가 사라진 시대다. 길어진 여름과 짧아진 가을 그 사이, 옷장에는 늘 ‘레이어링 아이디어’를 모색할 수 있는 재료들이 필요하다. 단순히 보온을 위해 두께와 소재가 다른 옷들을 겹쳐 입는 것을 넘어 디자인이 비슷한 아이템을 두세 개 겹쳐 입어 새로운 실루엣을 만드는 것이 요즘 레이어링 트렌드다.

신곡 ‘FaShioN’ 으로 음악 못지않게 스타일링으로 주목받고 있는 코르티스의 룩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길이, 컬러, 소재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의외의 조합을 즐기는 것이 포인트. 여기에 입다 만 듯하거나, 벗다 만 듯한 우연한 스타일링이 더해지면 쿨한 분위기가 완성된다.

바이럴을 노린 룩을 제외하면, 실험적인 디자인이 사라진 런웨이에서도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인 아이템 중심의 새로운 레이어링이 주목받고 있다. 언뜻 보기엔 과감한 룩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익숙하거나 조금 더 좋은 소재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다. 때문에 패션하우스들은 이전보다 더 감각적인 스타일리스트들을 주목하고 있다. 아티스트들이 같은 물감으로 다른 그림을 그리듯 기본 아이템을 얼마나 다른 시선으로 접근하는지 새로운 창의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정답 없는 레이어링이 트렌드인 시대, 시도해 보지 않은 스타일링에 도전해보기 좋은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