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Октябрь
2025

트랜스제주 2025, 파리에서 온 두 남자의 특별한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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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친구를 만든다. 루디와 영균은 달리기가 만든 친구다. 호카 앰배서더이자 파리에서 활동하는 파워업 크루의 루디, 영균이 트랜스제주에 참가했다. 함께 해서 더 좋은, 둘의 레이스를 따라갔다.

트랜스제주에서 호카와 함께한 쉐이크아웃런.

대개 반나절이면 끝나는 마라톤과는 달리 트레일러닝은 적게는 이틀, 길게는 나흘 이상 대회가 열리는 지역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자연스럽게 관광도 조금 하게 되고 지역 특산물도 맛본다. 트레일을 이루는 환경은 레이스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산의 경사도는 물론이고 돌의 생김새나 질감, 날씨, 온도와 습도, 숲을 이루는 나무의 종류와 밀도 등 모든 것들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트레일러닝은 자연을 탐구하는 하나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러너는 대회를 통해서 먹고 자고 달리는 모든 경험 속에 놓인다. 루디와 영균, 파리에서 온 두 친구는 이미 제주의 매력에 푹 빠진 듯했다. “제주가 바람과 돌로 유명하다고 들었어요. 제 별명이 ‘옐로우 락’이에요. 바람과 돌을 사랑하죠. 내일이면 이 섬과 저는 하나가 될 거예요.” 루디가 말했다. 그가 말하는 내일은 트랜스제주 20K 레이스가 있는 날이다.

파리에서 활동하는 파워업의 크루의 루디(왼쪽)과 영균(오른쪽).

“저기 빨간색 머스탱이 있네요! 레이스를 할 때 머스탱을 보면 좋은 결과가 있고는 했어요. 내일 레이스의 감이 좋아요!” 루디가 신나서 말했다. 그는 이제 막 쉐이크아웃런을 마치고 돌아온 참이었다. 호카 FLYLAB에서 시작해 둘레길과 해안가를 따르는 아름다운 달리기 코스였다. 루디는 두 팔을 넓게 벌려 새처럼 제주의 바람을 타고 들어왔다. 그에겐 많은 타투가 있었는데 종아리에 새긴 그림이 눈에 띄었다. 여러 선으로 그려진 원자 궤도 중앙에 스마일 캐릭터가 그려진 재밌는 모양이었다. “이건 파워업(Power Up) 로고예요. 파워업은 파리에서 2019년에 시작한 러닝 크루예요. 우리는 서로의 스포츠와 에너지를 공유하죠.” 루디는 호카의 글로벌 앰배서더이고 파워업의 리더이다. 그와 함께 온 영균은 말수도 적고 표정 변화도 크지 않았다. 내일 있을 레이스에 집중하고 있는 듯했다. 영균은 겨우 두 살 때 파리로 이민을 간 이후로 한국에서의 레이스는 처음이라고 했다. 달릴 때조차 말과 장난을 멈추지 않는 루디와 조금은 무뚝뚝해 보이는 영균의 조합이 재밌다고 생각했다. 영균은 프랑스의 럭셔리 패션 하우스의 디자이너로 일했고, 루디 또한 패션 모델로 활동했기에 둘의 첫 번째 공감대는 패션이었겠지만, 그들을 여기로 이끈 것은 달리기였다.

둘은 샤모니에서 열린 UTMB를 비롯해 많은 레이스를 함께 했다. “우리는 함께여서 더 잘 달릴 수 있었어요. 그것이 바로 호카가 말하는 ‘Together we fly higher’의 정신이죠.” ‘Together we fly higher’는 올해 호카가 내건 슬로건이었다. 함께 달리는 것에 대해 루디에게 더 묻고 싶었다.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러닝 크루의 리더인 그야말로 함께 달리는 것에 진심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혼자 달릴 땐 멈춰야 할 여러 이유를 찾게 되죠. 함께 달리는 건 완전히 달라요. 우리 자신을 위해 달리는 동시에, 친구들을 위해 달리거든요. 서로의 페이스에 맞춰서 달릴 때, 달리기라는 개인 스포츠는 팀워크를 발휘하게 돼요. 달리기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루디와 영균은 또 한번 날아 오르기 위해 레이스를 준비했다.

호카 마파테5.

“파워풀한 레이스가 될 거예요. 제 심박수가 어디까지 오르나 보고 싶어요.” 레이스가 열리던 아침, 루디가 큰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루디와 영균은 출발선의 선두에 서 있었다. 출발 신호와 함께 주자들이 젖은 흙길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목장과 초지를 잇는 길 중간중간 생긴 웅덩이에서 진흙이 사방으로 튀었다. 축축하고 미끄러운 길이었다. 루디는 가장 앞에서 주자들을 이끌었다. 촬영을 하며 따라가던 에디터가 시계를 흘끗 보니 3분 초반의 매우 빠른 페이스였다. 루디는 크고 긴 몸으로 럭비 선수처럼 달렸다. 1킬로미터가 지났을 때 시계가 비프음과 함께 3분 16초의 페이스임을 알렸다. 트레일러닝에서 초반에 이렇게 빨리 달리는 전략을 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더 이상 루디를 쫓는 것은, 맨몸으로 산악 바이크를 따라가는 것 만큼이나 불가능하게 느껴졌다. 루디를 먼저 보내고, 이어서 영균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공을 쫓는 축구 선수처럼 아주 빠르게 다가왔다. 마치 그 둘만 다른 스포츠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끝내 촬영팀은 차로 7킬로미터 지점의 소록산 입구로 이동해 루디를 기다렸다. GPS를 통해 루디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는 숲을 가로지르는 새처럼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소록산, 대록산으로 이어지는 20K 레이스의 첫 번째 업힐은 순식간에 누적 고도를 300미터 이상 쌓게 만든다. 에디터는 소형 액션캠을 들고 루디와 함께 그 산을 넘었다. 길 양옆으로는 갈대가 자라고 있었고 그 위로 제주의 오름과 들판, 바다가 차례로 펼쳐져 있었다. 루디는 경사가 급한 계단에서는 무릎을 손으로 짚으며 빨리 걸었고 조금이나마 평지나 내리막길이 보이면 주체하지 않고 달렸다. 그의 크루가 왜 파워업인지 알 것도 같았다. 12킬로미터 지점의 체크 포인트에서 루디를 보내고 영균을 기다렸다. 루디는 압도적인 1위였고, 영균은 4위로 순위권 선수들과 함께 달리고 있었다. 영균은 잠시 체크 포인트에 들러 모자를 벗고 머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10시에 시작된 레이스는 정오에 가까워질수록 강한 햇볕에 노출되고 있었다. 영균은 레이스가 끝난 이후에 높은 온도와 습도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트랜스제주 20K에서 1위를 기록한 루디.
영균이 4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

촬영팀은 체크포인트에서 루디와 영균을 보내고, 16킬로지점의 따라비오름까지 차로 이동했다. 루디는 이미 따라비오름을 오르는 중이었다. 주차 후에 서둘러 주로로 달려가는데 루디가 에디터의 앞을 순식간에 지나갔다. 온몸이 땀에 젖은 채 거친 호흡을 하고 있었지만 다리는 쉬지 않았다. 다만 엊저녁에 내린 비로 미끄러운 길 위에서 루디는 한두 차례 넘어질 뻔한 적도 있었다. 그의 신발부터 정강이까지는 온통 진흙이 엉겨 붙어 있었다. 가시리에 가까워졌음을 알리는 풍력 발전기가 보였다. 루디는 1시간 33분 4초로 가장 먼저 트랜스제주 20K 레이스의 결승선을 통과했다. 500미터에 가까운 누적고도를 몸으로 흡수하면서도 4분 중반의 페이스를 유지한 것이다. 이후 순위권 선수들은 접전이었다. 4위인 영균과 3위의 간격은 50미터에 불과했다. 1시간 38분 33초로 결승선을 통과한 영균은 그 자리에 쓰러진 채로 숨을 골랐다. 루디가 다가와서 그를 일으켜 세우고 끌어안았다. 잠시 루디의 사슴처럼 큰 눈에 눈믈이 고였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머스탱처럼 내달리던 남자였는데, 그의 마음 속에는 기록과 경쟁, 속도와 힘이 아닌 우정과 사랑만이 남았다.

“친구의 나라에 와서 달리기를 함께 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그리고 우리가 함께 달리면서 이만큼 성장했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함께였기에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다는 믿음. 루디와 영균의 레이스는 여전히 날갯짓을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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