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네, 겨울잠에서 깬 곤충과 동물 테마로 한 럭셔리 워치 5
이제 날이 제법 푹하다. 패딩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달력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얼마 전 경칩이었다.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며 본격적으로 날이 따뜻해지는 이 시기. 긴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뛰어오를 준비를 하는 여러 동물과 곤충을 테마로 한 럭셔리 워치를 모아보았다.
개구리를 모티브로 한 MB&F의 호롤로지컬 머신 N°3 프로그. 2010년 첫 출시 당시 업계에 파장을 일으킨 모델로, 단순히 개구리 모양만 본뜬 것이 아니라 시간을 읽는 방식 자체를 개구리의 신체적 특징에 맞춰 설계한 하이엔드 워치다. 시계 다이얼 위에 툭 튀어나온 두 개의 사파이어 크리스털 돔은 개구리의 눈을 형상화한 것. 대개 시계는 핸즈의 움직임을 통해 시간을 가리키지만, 이 모델은 고정된 포인터를 두고 숫자가 적힌 알루미늄 돔이 개구리의 눈처럼 돌아가며 시간을 알려준다. 회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 돔은 0.28mm 정도의 초박형으로 가공됐다. 엔진 304개, 케이스 53개 이상의 정교한 부품으로 구성됐으며, 2010년 오리지널 버전(한화로 약 1억 3천만 원)이, 2020년에 10주년 기념작 프로그X(한화로 약 2억 원)가 출시됐다.
‘부활’과 ‘태양’을 상징하는 고대 이집트의 영물 스카라베(딱정벌레)만큼 경칩에 어울리는 곤충이 또 있을까. 부쉐론의 에퓨어 케프리는 이 스카라베를 하이주얼리 워치로 재해석한 모델이다. 평소에는 다이아몬드, 블루 사파이어 등이 세팅된 날개가 시곗바늘을 덮고 있어 화려한 팔찌처럼 보이지만, 푸셔를 누르면 날개가 양옆으로 펼쳐지며 그 아래 숨겨진 다이얼이 드러나는 오토마톤 구조가 가장 큰 특징. 껍데기를 깨고 나오는 생명력을 예술적, 시계 공학적으로 구현한 명작이다.
에퓨어 케프리와 마찬가지로, 레이디 아펠 빠삐옹 오토메이트 역시 오토마타 기술을 사용해 태동하는 생명력을 형상화한 럭셔리 워치다. 콘셉트는 나비. 착용자가 가만히 있을 때는 9시 방향의 나비의 날개가 2~4분 간격으로 퍼덕이지만, 활동적 움직임이 감지되면 그 에너지를 추종해 날갯짓 횟수가 늘어난다. 착용자는 불규칙해서 더 자연스러운 나비의 날갯짓을 감상할 수 있는 셈이다. 다이얼 옆 푸셔를 누르면 언제든 날갯짓을 볼 수 있다. 나비의 날개와 주변 배경은 반클리프 아펠이 자랑하는 최고 난도의 에나멜 기법이 집약돼 있으며, 다이아몬드와 블루/핑크/모브 사파이어/ 자개 등이 장식으로 쓰였다. 5억 9,400만 원.
루이 까르띠에가 1912년 거북이 등껍질에서 영감받아 처음 구상한 또뛰. 모든 시계의 다이얼이 원형이던 그 시기, 그의 획기적인 디자인은 고전으로 자리 잡아 오늘날까지 이어졌다. 케이스와 팔각형 크라운은 로즈 골드 750/1000으로 제작됐고, 57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총 1.51캐럿)가 세팅됐다. 푸른 강철 검 모양의 핸즈는 반짝이는 진홍색의 보르도 악어가죽 스트랩과 대비되는 강렬한 포인트. 수동 와인딩을 이용한 기계식 무브먼트 칼리버 430 Mc가 탑재됐다. 한화로 약 7,100만 원.
